고랑이랑 들녘에서 - 무엇을 채우고 비울까요? 2018.12.03

고구마로 찼던 밭은 비워지고 다시 겨울작물로 채워졌습니다. 비우고 채우는 일은 자연의 순리이지요.

사람도 채우기 만하거나 비우기 만하면 탈이 나듯 자연도 채움과 비움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균형이 깨집니다. 농사 또한 마찬가지 이지요. 농작물을 품었던 이랑은 고랑으로 돌아가 이랑을 돕고 고랑은 다시 두둑(이랑)이 되어 작물을 품어내는 어머니 역할을 합니다.

그림입니다. 이 과정에서 사람의 손은 꼭 필요하지요. 쇠스랑으로 땅을 고르고 나면 작물을 하나하나를 심어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비워진 밭이 채워지는 것이지요. 채우려면 거만하지 말아야 합니다. 고개를 숙여야 하지요. 큰딸의 양파 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기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농사가 숭고하고 경건한 이유는 거두는 일보다 심는 과정이 있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올 겨울엔 무엇을 비우고 채울까요? 술로 채워왔던 겨울 농한기를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의 우정을 쌓으며 채울까 합니다. 혼자 걸으면서 좁은 속에 꽉찼던 사람에 대한 미움과 실망을 비워 낼까 합니다. 새봄알토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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