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의 긴 여정... 이 한가지 만으로도... 2018.12.03

◆고랑이랑 들녘에서 – 고구마의 긴 여정... 이 한가지 만으로도...

 

송악 유곡리 느릅실 농부는 올해도 고구마를 심었습니다. 고구마를 거두면 대부분 생협으로 보내고 일부 고랑이랑에 공급 합니다. 이 고구마가 어떻게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지 고랑이랑과 생협의 유통방식을 들여다 봤습니다.

 

생협 조합원인 아산 배방의 이ㅇㅇ 님. 이 씨가 생협 매장에서 꿀고구마 한박스를 구매했습니다. 이 고구마는 어디에서 온 걸까요? 이를 알기 위해선 3일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느릅실 농부의 밭. 수확한 고구마를 열심히 주워담고 있습니다. 막 담으면 안되지요. 80∼350g 사이의 고구마로 담아야 합니다. 선별작업을 마친 느릅실 농부는 고구마를 20키로씩 박스에 담아 아산 음봉에 있는 푸른들영농조합으로 향합니다. 아산의 친환경 농산물이 집결하는 1차 물류센타 이지요. 푸른들에 도착한 고구마는 다시 1키로, 2키로, 5키로 등으로 나눕니 합니다.

 

여행이 시작됩니다. 그 다음날 고구마는 아산의 다른 농산물과 섞여 5톤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떠납니다. 1시간 넘게 덜컹거리며 도착한 곳은 경기도 안성의 한 물류센타. 전국 농산물이 집결하는 장소이지요. 고구마는 이곳에서 하루를 더 묵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지역을 배정받습니다. 이 고구마는 다시 트럭을 타고 다시 아산으로 향합니다.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한 곳은 아산의 생협 매장이지요. 고구마 한박스는 또 하루를 묵고 100km가 넘는 거리의 여정을 끝내고 배방의 이ㅇㅇ 님과 만납니다.

고구마.jpg

 

고랑이랑은 어떨까요? 선별이 끝난 고구마는 배방으로 향합니다. 거리로 보면 10km에 불과하지요. 10분이면 도착합니다.

 

고구마만 그렇겠습니까? 감자, 오이, 상추, 쪽파. 무, 배추 등 모든 농산물이 농부의 손에서 떠난 지 2∼3일 후에 소비자를 만납니다. 거리도 100km는 기본이고 200km, 300km를 달려야 합니다.
요즘 미세먼지가 큰 걱정거리 이지요. 원자력 발전은 어떻습니까? 시한폭탄을 안고사는 것처럼 불안합니다. 막내 산하가 얼마전 감기 때문에 조퇴를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미세먼지 때문이랍니다. 이날 처음으로 마스크를 사줬습니다. 이런 공기를 마시면서 친환경 농사하면 뭐하나?라는 회의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자동차의 편리함을 맘껏 누리고 밤늦도록 전기불 환하게 켜놓고 내 몸에 좋은 농산물만 찾으면 뭐할까요?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영화처럼 방독면 마스크를 쓰면서 살아야 될지도 모릅니다.

호박고구마.png

 

고랑이랑 올해 상반기 농산물을 매입한 금액을 얼핏 살펴보니 1억7천만원 쯤 됩니다. 이중 70%가 넘는 금액이 지역에서 나온 농산물이었습니다.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고랑이랑은 그 소임을,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저는 고랑이랑의 반찬을, 농산물을, 비빔밥을. 육개장을, 돈가스를, 김치를, 밀가루를, 라면을 소비하는 것이 같이 살아가는 첫걸음이라 주장합니다. 소비자가 가격을 계산하고 모양에 집착할수록 자동차의 더욱 달려야 합니다. 결국 매연은 심해지고 미세먼지는 더욱 심각해 질 것입니다.
생산하는 사람도 소비자도 고랑이랑과 함께하는 겨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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